2021년 세계 가상자산 시장을 강타했던 테라·루나 폭락 사태는 많은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안겼습니다.
그 중심에 있던 권도형 전 테라폼랩스 대표는 현재 미국에서 형사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재판 일정이 2026년으로 연기되었습니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범죄수사 대상이 되는 가상화폐 관련 범죄 범위도 제한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테라·루나 사태를 일으켰던 권 씨의 재판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으나, 권 씨 사건의 재판은 이와는 무관하게 그대로 유지될 예정이라고 검찰 측은 밝히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지난 테라·루나 사태의 전말과 권도형의 재판 진행 상황을 정리해보고, 이 사건이 현재 가상자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여러 방면으로 살펴보겠습니다.
테라·루나 사태란 무엇인가?
테라(Terra)와 루나(Luna)는 테라폼랩스(TerraForm Labs)가 개발한 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 프로젝트였습니다.
'테라'는 스테이블코인으로, 1테라(UST)의 가치를 1달러에 고정하기 위한 시스템이었고, '루나'는 테라의 가치 유지를 위해 발행된 자매 토큰이었습니다.
테라의 가격 유지 메커니즘은 복잡한 알고리즘에 의존했습니다. 테라 가격이 1달러 아래로 떨어지면 루나를 발행해 테라를 사들이고, 반대로 테라 가격이 1달러를 넘으면 테라를 팔아 루나를 회수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 구조는 정상 시장에서는 효과를 발휘했지만, 2021년과 2022년 시장의 극심한 변동성 앞에서는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2022년 5월, 대규모 매도세가 발생하면서 테라의 가치가 1달러 아래로 급락했고, 루나 역시 가치가 폭락했습니다. 테라를 지탱하기 위해 루나를 무제한 발행했지만 이는 오히려 루나의 가치를 더욱 떨어뜨렸습니다. 결과적으로 테라와 루나는 사실상 휴지조각이 되었고, 수십만 명의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습니다.
이 사건은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큰 충격을 주었으며, 스테이블코인의 신뢰성 자체를 의심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각국 정부는 이 사건을 계기로 스테이블코인과 가상자산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게 되었습니다.
권도형 재판, 현재 상황은?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권도형은 사건 이후 한동안 해외를 전전하다 2023년 3월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되었습니다. 이후 미국과 한국 모두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지만, 몬테네그로 당국은 최종적으로 권도형을 미국으로 인도했습니다.
2025년 4월 현재 권도형은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연방구치소에 수감 중입니다. 그는 총 9건의 범죄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 중에는 증권사기,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상품사기, 시세조종 공모, 자금세탁 공모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만약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그는 최대 130년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가장 최근 열린 재판 전 협의에서 본재판 일정이 약 3주 연기되어, 2026년 2월 17일부터 시작될 예정입니다. 권도형은 1월 초 열린 기소인부 심리에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한 상태입니다.
검찰은 권도형이 테라폼랩스의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해 투자자들에게 허위 정보를 제공하고, 테라의 가격을 인위적으로 부양하기 위해 몰래 대규모 매수 조작을 지시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검찰은 몬테네그로 수사당국으로부터 확보한 휴대전화 4대 중 일부 데이터만 추출한 상태이며, 현재 추가 분석을 진행 중입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가상자산 관련 범죄 수사 범위를 제한하기로 했지만, 미국 검찰은 권도형 사건에는 영향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권도형 측 변호인은 이 점을 향후 재판 쟁점으로 삼을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재판 진행에는 큰 차질이 없을 전망입니다.
테라·루나 사태 이후 가상자산 시장의 변화
테라·루나 사태는 가상자산 업계 전반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우선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크게 흔들렸고, 규제 당국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 필요성을 본격적으로 제기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기업에 대한 등록 의무와 준비금 요건을 강화하는 법안을 추진했습니다. 유럽연합(EU)도 'MiCA 규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거래를 엄격히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또한, 투자자들도 가상자산 시장에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게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위험성이 간과되었지만, 테라 사태를 계기로 가상자산 프로젝트의 재무 건전성과 운영 투명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습니다.
기관 투자자들도 투자 기준을 강화했습니다. 단순히 성장성이 높은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의 구조적 안정성과 법적 리스크를 면밀히 검토하는 방식으로 투자 전략을 바꿨습니다.
이런 변화는 가상자산 시장이 한층 성숙해지는 데 기여했습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같은 주요 코인들은 비교적 안정적인 자산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으며, 프로젝트들도 보다 책임 있는 경영과 투명한 정보 공개를 요구받고 있습니다.
결론: 권도형 사건이 남긴 교훈
테라·루나 사태와 권도형 재판은 가상자산 시장이 성숙해가는 과정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사건입니다. 혁신을 내세운 프로젝트라도 기본적인 재무 건전성과 투명성을 확보하지 않으면 언제든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뚜렷이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기존 금융시장과 동일한 수준의 규율과 책임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확산시켰습니다. 앞으로 가상자산 시장은 더욱 엄격한 규제 환경 속에서 운영될 것이며, 투자자들도 더욱 신중하게 프로젝트를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권도형 사건은 단순히 한 명의 창업자에 대한 처벌을 넘어, 가상자산 시장 전체에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을 제공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